기타

착한 선용이~

무위305 2014. 5. 9. 10:58

아침 6시 15분 잠결에 카톡이 울린다.

또 선용이다.

항상 장학금만 카톡으로 묻는 선용이다.

외모에서 약간 지적 능력이 떨어져 보이고 항상 같은 옷만 입고 다니는 선용이.

부시시 일어나 카톡을 확인해보니 출력할수 있냐고 묻는다...

나중에 물어봐도 될걸...ㅠㅠ

학교에 오면 언제든지 오라고 답장을 남긴다. 

8시 50분 출근해서 아무리 기다려도 선용인 연락이 없다. 

이번엔 내가 카톡을 날린다.

선용아~ 언제 올거니?

묵묵부답....

한참 뒤 이제 학교 가는 중이라고 한다. 

학교 오면 연구실에 들러라고 했더니 9시 55분이나 되어 왔다. 

출력해달라고 USB 내민다. 

감상문을 출력하고 나서 어머니께 보내는 편지라는 파일2개가  눈에 띈다.

열어봐도 되냐고 물어보니 괜찮단다. 

"5월 8일은 우리 어머니 생신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항상 건강하시고 저를 낳아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어머니 생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시고 항상 좋은일만 가득하길 바랄께요 어머니 사랑합니다. "

문장이 완전하지 않고 마침표등도 없지만 뭉클해진다. 

부모님에 대한 존경과 사랑이 묻어난다. 

우리집 애들과는 너무 비교가 된다. 

기초생활수급자, 선용이가 초등학교때부터 자궁암으로 집에 누워 계시는 어머니, 어머니 수발하느라 모든 학과 행사 빠지는 학생이다. 

허락받고 어머니께 쓴 파일을 다운받아 출력을 했다.

우리집 딸내미와 아들내미 보여 주려고...

5월 7일 내 생일, 5월 8일 어버이날

대학교 4학년 딸내미는 감사하다는 카톡 인사하나 없고 대학교 1학년인 아들내미는 어버이날 오후 6시 전화와서 수업한다고 이제 전화한다고 한다. 

카톡, 전화 한통하는데 시간이 얼마나 오래 걸린다고....

애들한테는 뭐라 못하고 집사람한테 속상한 마음을 다 얘기했다. 

착한 집사람은 자기 탓을 한다. 

자기가 어릴때 무심했다고...

가까운 부모께 감사를 표현하지 못하는 애들이 남에겐 어떻게 감사를 표현하고 사랑할지...

집사람은 올해는 바빴겠지요. 내년엔 또 그러면 진짜 혼내라고 한다. 

한때는 자랑스러웠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못생긴 소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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